올해 여름 갑자기 이상한 벌레가 눈에 띄었다.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일대에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벌레떼가 출몰했다.
처음에 언뜻 보고 지네 종류인 절지류의 벌레인 줄 알았다. 근데 가까이서 보니 한마리가 아닌 짝짓기를 하고 있는 날벌레였다. 한국에선 잘 알려지지 않아 이름도 모르고 그냥 '커플벌레'라고 불렀는데... '러브버그'라니 작명이 90% 성공이다
# 러브버그
'러브버그'는 토착종이 아닌 1,2년 전에 본격적으로 나타난 외래종이다.
'러브버그'의 정식 명칭은 '플리시아 니악티카(Plecia nearctica)'이며, 주 서식지는 중앙아메리카와 미국 남동부 해안지역에서 발견된다. 크기는 1cm가 조금 안되게 자라며 짝짓기 할 때 암수가 함께 붙어 다녀 '러브버그' 또는 '허니문파리', '쌍두벌레'라고도 한다.
알→애벌레→번데기→성충의 과정으로 성장하고 성충일 때는 고작 3-4일 동안 산다. 그 3~4일 동안 오로지 짝짓기만 하다 수컷은 바로 떨어져 죽고, 암컷은 산속 습한 곳에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 러브버그는 익충? 해충?
'러브버그'의 유충은 자연의 썩은 초목이나 잔디를 먹고 자라 자연 생태계적으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유익함을 준다고 한다. 이 벌레는 독이 있다거나 벌처럼 쏘는 것도 모기처럼 인간을 무는 것은 아니니 딱히 해중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두 마리가 붙어 다니는 모습은 징그럽고, 주변에 떼로 나타나 건물이나 창문, 거리에 쌓여있는 모습은 불쾌감을 너머 혐오감마저 준다.
'러브버그'는 죽으면 체액이 산성으로 변해 자동차에 붙으면 자동차 도색을 부식시키기도 한다고 하니 '러브버그' 출몰 시기가 지나면 세차하는 것을 권장한다.
# 러브버그 퇴치법
미국의 플로리다주는 '러브 버그' 떼의 공격으로 트랩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그 정도는 아닌 거 같고, 그렇다고 맨손으로 때려죽이면 러브버그의 내장에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하니 조심하시기 바란다.
'러브버그' 퇴치법은 러브버그는 파리과의 일종이니 시중에 판매되는 파리나 모기 잡는 살충제(에프킬라)로 잡으면 쉽게 죽는다고 한다.
위 트랩 사진에서 보다시피 트랩 통이 흰색인 이유는 '러브버그'는 특히 흰색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러니 흰색옷은 피하는 게 좋을 것이다.
# 지자체 대응현황
'러브버그'가 출몰한 지역은 방역 민원이 폭주하여 구·시청, 주민센터, 보건소등 다른 업무를 못할 지경이라고 한다. 한 구청 관계자는 "방역을 요청하는 전화가 너무 많이 들어오고 있다. 내부에서도 담당부서와 전화연결이 힘들다"며 "최근 감염병관리팀이 곳곳에서 방역하고 있고, 지금도 벌레를 퇴치하러 나가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올해 '러브버그'가 갑작스레 증가한 이유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마도 습한 날씨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본다. 게다가 며칠간 내린 폭우로 살충제를 뿌릴 수도 없어서 제때 방역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도 원인 중 하나이다.
'러브버그'는 건조한 날씨에 취약하다고 하니 장마철이 지나 빨리 자연 사멸되길 바랄 뿐이다.
https://blog.naver.com/eunpyeonggu/222797402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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